오늘의 이야기는...
대중음악의 질적 성장을 방해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질적 하향화를 주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현 대중음악 트렌드 3가지... 정도랄까...
뭐 트렌드야 시대가 흐르면 항상 변하는 것이고
그 트렌드가 또한 그 시대를 사는 이들이 누릴 음악적 즐거움에 일조한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현재 대중음악 트렌드는 좀 과하다 싶다.
우리나라 같은 문화후진국에서는(인정하긴 싫지만 인정해야 하는 현실...)
도무지 미래가 보이지 않고 해법을 찾을 수 없는 시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드는데...
이것 또한 과잉감정일지 모르겠지만...
그 첫번째 트렌드, 샘플링
뮤지션의 창작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뭐 음악뿐이겠는가... 창작을 하는 모든 예술 분야의 결과물은 작가의 고통만큼 그 가치가 크다할 것이다.
그런데 그 창작의 가치를 저해하는 트렌드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샘플링.
샘플링은 과거에도 있어왔기에 이제 와서 뭐 새로울 것이 없는 시도이긴 하다.
하지만, 그 샘플링이 상업적 편의에 안주하고자 하는 한 방법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말 기가막히고 절묘하게 가져다 붙여서 음악적 완성도를 높인 결과물들도 있다.
하지만, 요즘 대부분은 그것보다는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서 인기를 얻으려는 계산이 깔려있는 샘플링들이라는 것.
익숙한 멜로디를 몇 부분 차용하여 써서 인기를 끌고 돈이 된다면 상관없지 않은가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무분별한 샘플링들.
특히 작년부터 올 상반기 가요계까지 이 샘플링한 음악들이 거의 독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묘하게 짜깁기하여 대중 앞에서 인기만 끌면 된다는 안이한 인식이 점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현실...
음악적으로 정말 멋지게 만들어진 샘플링보다는 그저 그런 붙인 음악들의 대세가 안타깝기만 하고,
그러는 가운데에서도 창작의 끈을 놓지 않는 정통 뮤지션들의 행보는 답답해져만 간다.
두번째 트렌드, 피처링
피처링의 향연들이 대세다...
그리고 연주의 한 부분을 돕는다는 의미의 피처링이
이젠 노래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되어버린 듯하다.
특히나 윈윈전략이라고, 혼자 부른 것보다 홍보효과가 완전 커서 별다른 이유없이 같이 부르는 것이 완전 흔해져버렸다.
뭐 피처링이 있건 없건 음악 자체가 좋은 것에 이의를 달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또 힙합음악이 대세라서 멜로디를 불러줄 가수들을 찾는 것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도 많지는 않았지만 피처링은 있어왔고 음악적 완성도에 기여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는 걸 안다.
하지만 너무한다 싶은 같이 부르기의 모습들은 그야말로 짜증 지대로다.
노래의 주인공가수보다도 피처링을 해준 스타에 초점이 된 노래가 진정 음악으로서 가치있다 말할 수 있을까.
뭐 즐기면 그만이겠다 하실 분들에게는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지금처럼 어쨌건 피처링을 해야만 안전하다고 느끼는 대세 때문에 당분간 피처링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힙합음악이 대세이기 때문에 더 많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음악의 다양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더 들고...
참 좋은 음악이 유명하지 않은 싱어 혼자 불렀다는 이유로 사장되어야 하는 현실...
예전에는 굳이 텔레비전을 통하지 않고도 스타를 내세우지 않아도
좋은 음악은 어떻게든 대중들에게 알려질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오히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그야말로 진정한 글로벌 시대가 되었지만
좋은 음악이더라도 스타가 아니고 상업적 홍보가 되지 않으면 그냥 사장되고 마는 것 같다. 참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래서 피처링은 계속될 것 같다는... 왜 대세니까...
마지막 트렌드, 리메이크
리메이크 자체는 내가 참 좋아하는 시스템이다.
과거의 모르던 노래를 현재의 가수가 재해석하여 불러주는, 그야말로
대중음악의 역사와 깊이를 곱씹고 되새길 수 있는 롱런 시스템...
난 리메이크를 통해 과거의 좋은 곡들을 많이 소개받았고
끊임없이 좋은 곡을 곁에 두며 살 수 있었다.
또한 뮤지션들의 여러 음악적 시도들을 통해 귀가 즐거웠던 많은 기억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상업성이 저변에 짙게 깔려버린 시대가 되어버려 씁쓸하다는...
그냥 새로 만들어 부르기에는 상대적으로 돈이 많이 드니
있는 곳 몇 곡 뽑아 부르기만 하면 된다는 안이한 심보의 리메이크가 넘쳐나는 요즘,
그것이 눈에 훤히 보이는 현실이라 더 씁쓸하다.
그런데, 요즘 리메이크곡들을 조금만 더 신경써서 듣고 또한 깊이 들여다보다 보면,
솔직히 CD값이 아까울 정도로 편곡 등 음악적 시도나 노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곡들도 많고
아니면 원곡을 심하게 훼손하여 어울리지 않는 톤과 창법으로 부르거나
리메이크곡을 부르는 가수 본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가사들에도 아랑곳 않고 부른 곡도 너무 많다.
정말이지 그냥 부르면 그만이라는 심보로 예전에 유명했던 곡들, 유명한 작곡가들의 몇 곡 뽑아서
그저 그렇게 부른 리메이크 앨범들이 참 많아졌다...
이 역시 안이한 발상을 부추기는 현실이 되어버려 더 안타까워만 진다...
우리나라 현실은 원작자의 허락없이도 얼마든지 가져다 부를 수 있는 시스템이기에
아마 이 리메이크 트렌드는 쉽고 편하면서 잘만 하면 대박인 시스템이다.
그래서 김동률의 예전 발언이 내내 머릿속에 맴돈다.
"지난 몇 년 사이에 제가 쓴 곡 중에 사전에 저에게 양해 혹은 허락을 받은 경우는
인순이 선배님의 ‘거위의 꿈’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곡들은 앨범이 나오고 난 후에 알았죠.
...중략...
작곡가의 입장에서 자신의 곡들은 자식같은 존재입니다.
그 하나의 곡들을 완성하기까지 수많은 노고와 추억과 개인적인 의미가 담긴 곡입니다.
적절한 비유일진 모르겠지만 그런 곡들을 남에게 다시 부르게 할때는
마치 자식을 결혼시키고 분가시키는 그런 마음과 흡사하지 않을까 저는 생각합니다.
다 알고 보내는 맘도 섭섭할터인데 모르고 뒤늦게 들었을때의 마음은 어떨까요.
그들도 음악인들인데 자기가 곡을 쓰는 사람이든 노래만 부르는 가수든 어쨌든
그들이 소중히 생각하는 자신의 곡이 있다면 그 맘을 왜 헤아리지 못하는지 너무 섭섭합니다.""
충분히 이해할 만한 대목이다.
이 발언 이후 들리는 이야기는 어느 정도의 구두 허락을 받기도 한다는 아주 조금 나아진 상황이라는 것.
무튼, 리메이크라는 좋은 시스템이 이 역시 안이한 상업적 태도에
그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이면에는 일장일단이라고 좋은 게 있으면 나쁜 것도 있게 마련이라는 걸 안다.
모든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음악은 없겠기에
지금의 트렌드는 그래도 많은 이들에게 꽤 좋은 이미지이기에 그만큼 인기를 끄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많이들 좋아하니까 또 생산하고 많이 생산하고 복제하고 그러는 것일 게지...
하지만 지나치게 걱정 많은 내가 하는 걱정이랄 것 같으면,
한쪽으로 많이 치우친 듯한 인상을 주는
다시 말해서 상업성이 저변에 가득하게 깔린 이 트렌드가 분명 발전적인 트렌드가 아니라는 것...
그래서 대중음악의 미래를 생각하자니 우울해진다는 것...
어릴 때는 시야가 좁아서인지 Favorite 음악만을 들었던 것 같은데,
나이가 먹고 여유가 생기면서 여러가지를 수용하고 바라볼 수 있는 넉넉함이 생겨서일까.
더 많은 음악을 듣고 느끼는 감정이 풍부해져서일까.
무튼, 대중음악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은 우울한 이야기이지만,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끄적이고 싶었달까...ㅎㅎㅎ
p.s 오해가 있을까봐 덧붙임^^
위의 사진들은 트렌드와는 관련이 있긴 하나
쓴 글과는 관련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사진은 그래도 상징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어디까지나 현 트렌드를 대표하는 인물로 넣어봤다.
그들에 대한 판단은 대중 각자의 몫~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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