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초간단리뷰

프레지던트 / 극본:손영목,정현민,손지혜 연출:김형일

Aminas 2011. 6. 16. 20:36

요즘 간만에 드라마들에 한창 버닝 중이다.ㅎ

 

그 기념으로 하여^^

2011년 그간 내게 유의미했던 드라마들을

밀린 숙제마냥 나열해본다.

 

신기하게도 최근 몇년간

꼭 홀수년도에 볼 만한 작품이 많은 건 우연인 건가...

 

무튼, 고고씽~

 

 

 

2011 -1

 

프레지던트 20부작 

 

 

정치를 혐오하면서도 필요악이라는 현실에는 동의하는지라

나름 인내심을 갖고 한번 끝까지 봐봤다.

보기 내내 불편하기도 했고 분노가 치밀었다.

그리고 끝을 마주하고난 느낌은 ...

글쎄...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복잡미묘한 감정이랄까.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등에 업고

마침내 장일준은 대통령이 되었다.

여러 사람들의 고통과 죽음을 마주하고는 포기하고 싶던 그였지만

그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고 싶지 않았던 그는, 오히려 대통령이 되는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고

드라마처럼 당선, 5년간의 새로운 전쟁의 서막을 알리며 드라마는 끝이 났다.

 

솔직히 지극히 비정치적인 성향인 나님의 특성상^^

현실정치를 여기에 대입하여 생각하고 싶지는 않고

그저 드라마를 보고난 후에 좀 답답했다...

뭔가 답이 제시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쌓인 느낌이랄까.ㅠ

 

학교에서 정치이론을 배울 때는 나라를 이롭게 하고 국민을 이끈다는 꽤 정직한 논리로만 접했었는데,

말그대로 현실정치에서는 이런 사설들은 전혀 쓸모없는 종이조각에 불과하구나 싶어 많이 씁쓸하달까...

또, 누군가들을 두루 희생시켜야만 그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거라고,

국민을 이롭게 한다는 정치인 본인의 신념을 실현시킬 수만 있다면 그 어떤 불법도 이해되어야 한다고,

순수한 우리네 서민들에게 강요하는 느낌마저 들어서 많이 불편하고... 

 

요전에 방영되었던 대물은 어쩜 말도 안되는 만화 같은 이야기여서 실소가 터져나왔는데

요번 프레지던트는 지독하게 현실스러워서 이런 더부룩한 느낌인가 싶다...

지금은 내가 이리 드라마에 깊게 사설을 달고 있지만

현실속에선 또 정치를 외면하고 비판만 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드라마 덕에 더 많이 알아버려서

정치인들의 언플이나 이합집산에 콧방귀만 낄지도 모르겠다.

 

허나,

누군가는 해야 할 일,

누군가는 걸어가야 할 길,

그 길의 가치와 무게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그냥... 왠지 모를... 인간을 향한 안쓰러움이 느껴진다...

(오... 너무 깊게 들어간 것 같기도...^^;;)

 

그들 모두 처음부터 그렇게 나쁜 생각들을 하진 않았을 텐데...

할 수 있는 한 늦게까지 초심이라는 걸, 신념이라는 걸 지키고자 애써주면 참 좋을 텐데...

아쉬운 맘에 이리 맑고 순수한 생각이 스친다.

그러다가 해놓고 좀 민망하다 느껴지는 것이

이미 순수하지 못한 건가 싶으시고...ㅠ

 

 

 

마지막으로 유피디가 장일준에게 남긴 다큐의 나레이션을 덧붙여본다.

그들은 진정 누구를 위해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가...


그가 말했었다.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뀐다고

이 나라가 완전히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자신의 욕심을 버리지 않을 것이고

정치인은 기득권을 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말처럼 그는 어쩌면 대통령이 되어서

더 힘든 싸움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거대한 벽에 부딪쳐

그가 꿈꾸던 것을 이루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승리하기 위해 벌였던

그 고단한 싸움을 여기 기록으로 남겨

그가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려 한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넘고, 목적과 수단을 뒤바꾸어,

그 뜨거운 권력 의지로 그는 무엇을 하려 했던가.

그는 왜그리 힘든 길을 가야 했던가.

그가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