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초간단리뷰

결혼의꼼수 / 극본: 박형진 연출:이민우

Aminas 2012. 11. 30. 20:24

2012 - 5

 

16부작 / 결혼의 꼼수

 

 

두 달간 날 즐겁게 했던 참 좋은 드라마 한 편이 또 끝났다.

시작이 있으면 늘 끝이 있는 법인데

이럴 때마다 느끼는 섭섭함은 매번 경험해도 끝이 없다는 것.

아... 이 즐거움을 이젠 더 이상 맛볼 수 없다니...ㅠ

 

드라마를 많이 보다보니까^^ 어느 정도 전형적이고 식상한 걸 못 참는 수준이 되어버렸는데--;

그러다보니 멜로, 로맨스, 로맨틱코미디가 이젠 나에게 획기적인 즐거움을 주기가 쉽지 않은 장르다.

하지만 또 그렇다고 해서 외면부터 하지는 않는다. 늘 그렇듯 초반부는 꼭 봐주는 편인데ㅎ

그러다가 뭔가 경험하지 못한 참신함이 느껴진다거나 적절히 섞은 퓨전이면 또 구미가 당기기도 하는 것 같고

무엇보다 배우가 맞치맞게 열연해준다면, 그것이 나를 대폭소하게 만든다면,,, 난 또 두 손 들어 환영하며 보곤 한다는 거.ㅎ

 

이번 결꼼이 나에게 그러했다.

처음엔 별 기대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명랑만화를 방불케 하는 깨알같은 에피소드들에

배틀을 방불케 하는 허를 찌르는  대사들에

무엇보다 그것을 멋지게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격하게 빠져들며 이내 감상 완료~!

 

지상파가 아니어서 다소 힘들게 감상했다는 걸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꽤 좋았던 드라마 찬양을 마지막으로 덧붙이며 마무리.ㅎㅎㅎ 

 

 

 

 

 

캐릭터 열전, 악역이 없다!

 

개취로 싫어하는 설정 중에 하나가 태생부터 악한 이들들의 무턱댄 훼방들이다.

극적인 긴장감을 아무리 높여준다한들 마냥 주인공들을 못살게 구는 걸 이제는 좀 못참아주는 분위기...--;

반면에 결꼼은 나의 취향에 아주 적절한 캐릭터들이 한가득이셔서 더욱 완소~

 

강재건희가 성격은 좀 모나긴 했지만ㅋ 그 흔한 설정, 개념없는 재벌2세 캐릭터들이 아니셨다.

말만 재벌2세지, 하는 행동들은 우리주변에 흔히 있을 법한 젊은 청춘들 같아 보여서 무엇보다 더 좋았달까.

치열하게 일하고 치열하게 싸우는, 무엇보다 부와 권력, 지적수준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 있지 않은,

출발부터 아주 바람직한 둘의 평행 관계가 참 좋았다.

 

뿐만 아니라 결꼼은 두 주연을 제외하고도 참으로 바람직한 캐릭터들이 넘쳐났다.ㅎ

강재부 회장님, 건희모 사장님들은 아주 모범적인 마인드로 살아가시는, 이 시대 재벌 총수들이 좀 본받고 배워야할 표본이셨고,

회장님 곁에서 깨알같은 웃음을 주시던 오부장님과 최비서님 캐릭터들도 짧지만 강렬하게 빛이 나시고도 남았다.

 

건희가족은 또 어떤가. 선희장원 커플, 민정순돌 커플, 막내 민지까지,

어느 한 명도 비슷하지 않은, 각기다른 캐릭터들을 확실하게 보여주면서 극의 양념같은 역할을 제대로 해주었다.

무엇보다 된장녀 민정이가 점점 사랑스러워 보였다는 거. 역시 순돌이는 땅부자였어~ㅋ

또한, 답답한 수호선배마저도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제 역할 톡톡히 수행하고 사라지셨고.

 

극 초반부터 미리 깔아놓은 이야기들이 있었기에 이들 캐릭터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 전개가 가능했다.

그래서인지 여기에 등장한 모든 캐릭터들은 끝까지 그 한결같음을 유지해주셨고

결국엔 이렇듯 따뜻하고 훈훈한, 꽤 유쾌한 이야기로 추억하게 해주셨다. 감솨~

결국은 이 모든 게 내 취항일진데,ㅎ 난 이렇듯 유쾌하고 훈훈한 이야기 느무 좋아~~

 

 

 

 

 

닳고 닳은 장르라도 어떻게 말하는가에 달렸다!

 

가만 돌아보면 내가 재벌 스멜나는 로코를 크게 반기는 편은 아닌 것 같다.

아무리 좋아하는 배우가 나와도, 그가 멋있어 보여도, 난 빠심이 아주아주 부족한 대중.ㅋ

보긴 봐도 웃긴 웃어도 그뿐, 좋았다거나 감동했다거나 느끼지는 않는다는 것.

뭐 이유인즉슨 나와는 많이 동떨어진 이야기라서 그리 느끼는 게 가장 크다.

요전 시가는 여기에 판타지가 섞여서 좋아했나 싶긴 하지만.ㅋ

 

심심풀이 땅콩 이상으로 드라마를 보는, 나같은 별난 시청자는^^

재미만으로 드라마를 끝까지 보지는 않는 편이다.

뭔가 자꾸 껀덕지를 바라는 게 늘 문제이긴 한데--;

무엇보다 공감이라는 게 있어줘야 몰입도 확~ 되는 것 같아서

대사에 많이 집착하는 편이랄까. 흐흐.

 

그런 면에서 결꼼은 무엇보다 대사가 주는 희열이나 재미가 컸던 드라마였다.

여타 로코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설정인 듯 보이는데, 신선함이 느껴지는 게 이상할 정도로...

무엇보다 전에 들어본 적 없는 화법이나 에피소드들이 날 유독 빠져들게 한 것 같다.

 

로맨스 장면에서 이런 드립을 할 거라 예상을 하면, 보통은 75%는 맞추는 것 같다.

이건 내가 도사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저 너무 많이 봐서 아는 모범답안일 뿐이다.ㅋ

그런데 결꼼은 예상을 뒤엎고 허를 찌르더라는 거~ 

 

사랑스러울 거라 생각한 순간 민망함을 보여주고,

전혀 기대하지 않은 장면에서는 고백이 불쑥 이어진다.

아... 나 이런 예상 못한 장면들이 빛을 발하던 결꼼을 느무느무 애정해~~~

 

 

 

 

 

배우 이규한이 무조건 좋다!

 

로맨틱드라마에 남녀주인공의 케미는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남주인공이 멋져 보여야 한다는 것은 진리!ㅎ

 

그간 배우 이규한의 장끼를 잘 알고 보아온 대중으로써 기대가 없진 않았는데 이렇게 제대로 보여주실 줄은 진정 몰랐다.

워낙 외모도 훤칠하시고 기럭지도 좋으셔서 그간 좀 아까분 배우셨는데^^

이번에 캐릭터 제대로 입으시고 주연으로 훨훨 나시는 걸 보고 있자니 십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느낌이랄까.ㅎㅎㅎ

 

벌써 데뷔 15년차, <카이스트>에서 그를 처음 보고 세월이 꽤 흘렀다.

이배우께선 그간 많은 드라마들에서 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셨었는데

나같은 경우엔 이번 결꼼에서 그 연기들의 버라이어티쇼를 풍성하게 경험한 느낌이다.

좀 간지럽더라도ㅋ 좋은 배우의 닥찬은 늘 나를 흥분시키는 관계로 계속 이어가보자면...

 

태생적 성대가 뛰어나다고 해야 하나? 목소리도 좋으신데 발음마저 무척 똑바르셔서 전달력이 아주 훌륭한 배우.

게다가 얼굴근육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나셨다고 해야 하나? 표정연기가 풍부하신데다가 망가짐을 두려워않는 진짜 배우.

마스크가 훌륭하심은 물론, 매력적으로 긴 속눈썹이 그의 연기에 플러스를 더하는 느낌이고,

또 무척이나 긴 기럭지에 적당히 슬림한 체형으로 잘 가꾸신 덕분에 옷테가 빛나시니 그저 눈이 호강할 뿐이고...

잘은 모르지만 무엇보다 성격마저 유쾌하신 덕분에 애드립이 적지 않았다고 하던데

그간의 경력까지 더해지셔서 결꼼의 완소 장면들을 더 많이 만들어주신 것 같으니 그저 고마울 수밖에...ㅎㅎㅎ

 

웃기는 장면에선 더없이 코믹하고 웃기게

시크한 장면에선 누구보다 무섭고 서늘하게

슬프고 불쌍해야 할 장면에선 누구보다 지질하고 애처롭게

 

뭐 닥찬이라고 공지했으니 이해해주시면 감사한데^^

상황에 따른 그의 각기 다른 연기를 보고 있자면 그냥 미소 한가득이시라는.

그 덕분에 이번 드라마에 더 큰 몰입을 할 수 있었음을 절대 부인하지 않겠다.ㅋ

 

개인적인 의견으로는(요건 1부 첫장면을 보며 느낀건데)

다음엔 멋진 액션드라마 한번 해주시면 어떠신지...

수트도 워낙 잘 받으시지만 멋진 점퍼 입고 뛰고 날라다니는 모습도 좀 보고 싶은 대중이라...

거기에다 멋진 이야기들 속에 제대로 각까지 나와주신다면 난 또 꺅~ 하며 감동하며 볼 테니까...

 

믿음이 실리는 그의 연기를 더 많은 작품에서

더 오래도록 보고 싶은 건 비단 내 욕심만은 아니겠지?

진정 감사했습니다, 이배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