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처럼 권위 없는 시상식이 넘쳐나는 나라도 없는 것 같다.
인정하긴 싫지만.... 슬프지만... 그런 걸 어찌하겠는가...
그만큼 대중문화의 저변이 약하고 경쟁력이 없다는 거겠고...
그중에서도 우리네 대중음악분야...
미국이나 일본의 대중음악 문화를 당장에 바라기는 힘들 것이다.
시작부터 다르고 시장구조 자체가 비교도 안 되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상상한다... 또한 꿈꾼다...
언젠가 우리나라 음악을 세계가 함께 듣는 날도 올 그때를^^
오늘은 그런 면에서 중요하고도
음악인들의 사기를 북돋기에 충분한
음악 관련 시상식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나는 음악을 소비하는 평범한 대중으로 이 분야에는 물론 비전문가이다...
그저 음악을 남보다 조금더 많이 좋아하는 내가
이 분야에 바라고 원하는 바를 조금 얘기하고 싶을 뿐이다.
이걸 공감해주는 분이 많으면 물론 좋긴 하겠지만...^^
아래 3 종류의 시상식 정도는
그래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여 추려 봤는데
공감이 되실는지...^^
1. 골든디스크상
골든디스크상 최다수상(3회)의 영예의 열굴
"김건모와 조성모"
갑자기 훌쩍 커버린 IT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탓에
MP3파일만으로 음악을 소비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한국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침투한 음악 다운로드는 불법이 아니다라는 잘못된 인식이
지금의 음반시장의 암울한 상황을 낳게 했다.
하지만, 난 음악이란 단순히 듣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뮤지션을 존경하는 대중이라면
그 음반은 꼭 사서 듣게 되어 있다고 본다.
적어도 나는 음반이란 건 꼭 소장가치가 있다고 믿기에 여전히 구매하기를 즐기는 대중의 한 사람이다.
음악은 그저 한 번 듣고 즐거운 것으로 끝나는 소모적인 것이 아니고,
뮤지션의 음악세계와 그의 진솔한 삶까지 동시에 들여다보는
책이나 영화처럼 하나의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이기에
음반의 소장 가치는 분명 충분하다.
여자가수는 모조리 섹시해야 하고,
남자가수는 모조리 몸짱에다가 춤을 잘 춰야 하며,
혹 워우워~ 다들 꺽어주면 노래 잘하는 것인냥 취급하는,
우습지도 않는 잘못된 인식이 한국 가요계에 넘쳐나는 현실 속에
이 골든디스크상을 매번 시상하다가 끊어질까 염려스럽긴 하다.
하지만 이적이 그랬던가.
정말로 음악을 사랑하고 진짜 하고 싶은 이들만 음악하는 시대가 올 거라고...
음반은 잘 팔리지 않고 있는데다가,
방송에서는 뮤지션이 아닌, 엔터테이너만을 요구하니 말이다.
하지만 맞다... 정말 음악을 잘하고 그것을 사랑하는 뮤지션이라면,
그의 성숙한 팬들은 나처럼^^ 그 음반은 꼭 사서 듣게 되어 있다고 본다.
소위 미는 곡이라고 보는 타이틀곡은 삐까뻔쩍하게 만들어놓고
나머지 곡은 그저그렇게 채우는 그런 음반들 말고,
한 곡 한 곡 가수 본인이 정성들여 만들고 부른 정성이 가득한 음악이라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런 음반은
대중이 계속 기꺼이 찾아줄 거라고 믿는다.
예전처럼 100만장은 꿈꾸기 힘든 시대이지만,
10만장도 팔리기 어려운 시대가 왔지만,
나는 분명 믿는다.
음악을 사랑하고 그를 위해 땀흘리는 뮤지션이 소수라도 존재하는 한
그 명맥을 끊지 않고 견뎌주는 한
분명 그들의 노력 덕에 한국 음악 시장은 정상화 될 것이라고 말이다...
지금으로선 너무 꿈같은 이야기 같지만,
한국 가요계의 황금기였던 90년대를 지나온 나로서는
그때의 그 추억을 곱씹으며 오늘도 음반을 사러 나가본다.^^
고로 골든디스크상은 진정한 작품으로서 평가하는 대중들이 친히 구입한 결과물이기에
반드시 음악 시상식으로서 가치가 충분한 시상식이다.
제발 끊기지나 말기를...ㅠ.ㅠ
2. 뮤직비디오 페스티벌
1999-2005 최우수작품상의 영광의 얼굴들
(2006년은 시상방법이 바뀜)
이승환 조성모 왁스
조PD 빅마마 보아 드렁큰타이거
이는 우리나라에 케이블이 등장하면서 엠넷이 제정한 시상식이다.
사실 음악은 보는 것이 아닌 듣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이 시상식을 처음엔 살짝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따라야 한다는 대세에 공감하기에
듣는 음악으로서의 아날로그 문화와 보는 음악으로서의 디지털 문화를 접목한
뮤직비디오 페스티벌은 어찌보면 시대의 변화에 마땅한 결과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은 일차적으로 귀의 즐거움을 충족시키며 제 구실을 하는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음악은 그 시대를 살아온 대중들이 동시대 음악을 들을 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영상으로서의 기능을 할 때도 있고,
때론 재미와 감동으로 보았던 영화나 드라마 속의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그래서 웃음과 눈물을 짓게 하는 매개체로서의 보이는 기능도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뮤직비디오의 담긴 영상이
때론 가수의 모습이기도, 한 편의 영화같은 스팩터클한 장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영상이건 간에
음악의 이미지를 충분히 담아내고 있고
음악의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불러 일으키고 있다면
어떻게든 음악의 소비를 돕고 있는 경로로서 시상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그저 섹시한 춤만 쳐대고, 선정적인 장면만을 듬뿍 담아내는,
자극적이고 무의미한 뮤비들은 제발 솎아내고,
음악이 담아내는 이미지와 가수의 진실한 모습이 녹아나는
그런 뮤직비디오는 역시 작품으로서 평가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만, 가수의 음악과는 관계없이
엔터테이너 기질이 풍부하다고,
춤을 무진 잘 춘다고,
팬들이 많은 아이돌 가수라고,
무분별하게 여러 장르와 종류로 시상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불만은 있다.
진정한 뮤직비디오로서의 평가는 뒷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니 말이다.
하지만 내가 늘 그렇듯 긍정적이기에^^
언젠가는 진정한 작품으로서의 뮤직비디오를 평가할 날도 오리라고 믿고 싶어진다.
2007년 11/20 덧붙임.
2006년부터 이 시상식이 공식적으로 사라졌단다.
대신 뮤직페스티벌이라는 명목으로
정말 말도 안 되게 시상하고 있더라니...
쇼 아닌 쇼,
기준도 없는, 대부분의 음악인들이 공감하지 않는,
그런 이상한 시상식으로...
역시 그런 거였다... 쩝...
3. 한국대중음악상
1~4회 올해의노래 수상자들
러브홀릭 조PD 윤도현밴드 이한철
이는 방송3사의 가요대상 시상식에 반발하여 제정한 진정한 의미의 시상식이다.
진정한 가수보다는 엔터테이너 시상식과 아이돌 가수 시상식을 탈피하지 못한
허접한 시상식에 대한 거대한 외침의 소리라고나 할까...
암튼, 출발의 의미가 다소 비판적인 시각에서 시작한 시상식이니 만큼
언론과 방송에서 외면하여 그리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시상식이다.
현재 4회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인터넷 영상으로 접해본 소감으로 조금의 기대감을 안고
좀더 권위있는 시상식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맘으로 몇 자 적는다.
이 시상식은 음악인들이 공정하게 숙고하여
매년 여러 장르로서, 작품으로서, 뮤지션으로서, 시상하고 있다.
시상분야는,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공로상
특별상
올해의 가수 (그룹,남,여)
올해의 신인
올해의 연주
올해의 앨범과 싱글
: 장르(모던락, 락, 팝, 댄스일렉트로닉, 재즈크로서오버,
힙합, R&B소울, 영화드라마, 레이블)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껏 시상해 왔던 여타 시상식과는
다른 구분의 시상식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고로 더욱 신선하고도 제대로다 싶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건 아직 정착하지 못한 안타까움이리라...
사실 나는 음악을 사랑하는 대중이지 그를 평하는 평론가는 절대 아니므로
나의 시각은 지극히 평범하겠지만,,,
음악은 하는 이도 즐거워야 하고 듣는 이도 더불어 좋아야
그야말로 쌍방향의 교감이 이루어져야 음악으로서의 제대로 된 가치를 발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음악하는 이들만 좋아라 하는 음악은 그 힘을 쉽게 잃는 것 같아 보이고...
예를 들어 시청률이 낮은 TV프로그램을 자꾸 조기종영이니 퇴출시키는 횡포도
상업적인 속성 저변에 깔린 보는 이가 많은 것이 대중적이다라는 잣대를 대기 때문일 테니깐...
듣는 이가 적은 대중음악은 한번쯤 하는 이가 생각해볼 문제이며
대중음악이 아닌 개인음악에 불과한 것이라는 의미도 새겨볼 필요가 있는 것 같고...
물론 소수의 대중을 위한 음악이라는 말을 하시면 할 말은 없지만...^^
그런 면에서 해마다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은 보이지만,
음악이나 미술, 방송 등 예술 분야가 거의 그렇듯,
지극히 분야지식이 해박한 전문가들이 뽑아 시상하는 가수들 반 이상은
그야말로 평범한 대중들이 많이 알고 있지 못하는 맹점이 보인다.
그들 나름대로 훌륭한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진 않지만,
한국대중음악상은 대중이 많이 알고 있어야 더욱 가치가 있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음악 소비의 경로가 전문가만을 통하기 보다는
대중음악을 직접 소비하는 대중들의 전반적인 평가도 함께 이루어져야
우리나라 최고의 권위있는 시상식으로 설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에는 많이 어려운 장애물을 안고 있다는 걸 안다.
또한 음악은 취향 자체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기에 평가 자체에 무리가 많이 따른다.
누구는 락을 좋아하고, 누구는 힙합을 좋아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미 좋은 틀이 짜여져 있는 만큼
좀더 홍보에 열을 올리고
시상의 틀도 대중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하여
10년 내에 무시무시한
지금처럼 소위 얼굴 없는 가수들의 위로의 시상식 분위기를 탈피하여
전국의 음악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며
그 결과의 박수를 보낼 수 있는
그런 시상식으로 거듭나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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