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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신진식, 그대들은 현재진행형입니다-07.06.04

Aminas 2007. 10. 25. 23:03

 

 

 

 

 

 지난주에 참으로 씁쓸한 기사들이 연일 신문과 방송에 들락거렸다.

물론 관심이 없는 다수의 대중들은 전혀 알 수도 없는 일이었겠지만,

나와 같은 지극히 스포츠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적어도 나와 같은 시대를 공유해온 동년배라면

가는 세월을 막을 수 없는 두 선수를 보며

같이 아팠을 것이고 같이 울었으리라...

 

내가 참 좋아하던 야구스타 유지현을 떠나보내며

지도자로든 어떤 다른 모습으로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던 게 세월의 아픔의 시작이었다면 시작이었을까...

 

내가 나이를 먹어가듯 나의 완소 오빠들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었고

동시에 운동선수라면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이듯

은퇴를 하지 않을 수는 없는 현실을 너무나 잘 안다.

 

그렇게 한두명씩 코트와 운동장에서 그들을 떠나보내며

나의 추억도 같이 떠나보내야 하는 아픔을 겪어야만 하는,

그야말로 지금 내가 서있는 21세기가

선수들의 은퇴를 하나둘씩 바라봐야 하는 시기...

 

그럼에도 왠지 석연치 않은, 심하게 자본주의 논리로 희생되는 듯한

이상민과 신진식 오라버니의 모습은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나는 그야말로 스포츠전문가도 아니고

그들과 그들이 속한 어떠한 단체도

함부로 평하고 논할 수 없는 사람에 불과하다.

그저 내가 하는 이 모든 말들은

선수를 아끼고 운동을 좋아하는 한 팬으로서의 푸념에 불과할 것이며

나 또한 그렇게만 생각하며 한두 줄씩 써 보련다...

 

 

 

 

 

아주 가끔 오락프로에 나오시는 포에버 람보슈터 문경은 오라버니께서

나지막히 깔리는 인간극장 테마음악에 너무나도 어울리게 하셨던

농담반 진담반... 예전같지 않다는 말씀들을

거기 있던 연예인들은 그저 웃어넘겼을지 몰라도...

나는 아니었다. 

 

당연 예전 같을 수 없겠지만

당신의 화려한 플레이는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국 농구사의 그대가 남긴 업적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되내이며 더욱 화이팅을 보냈었다.

 

반복되는 부상에 많이 힘들었던지

너무도 쉽게 은퇴를 해버리신

(물론 그의 결정은 절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의 이 표현은 나의 지나친 아쉬움의 표현이다...)

김세진 오라버니 역시

다른 길에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셨지만,

해설을 하고 있는 모습 속에 묻어나는 짙은 아쉬움들은

감출 수 없다는 것을 난 알 것 같다.

어느 인터뷰에서 말하셨듯

배구를 떠난 적도 떠나지도 않을 거라는 말 속에

난 영원한 배구인인 월드스타 김세진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했다.

 

 

 

 

 

그런데...

영원한 현대맨이고 싶었던,

그렇게 농구인생을 마감하고 싶었던,

최고의 올스타로 늘 뽑아주었던 팬들에게 몸이 닳는 그 순간까지 뛰고 싶었던,

작년의 좋지 못한 성적을 연세대 신화창조의 주역이었던 장훈이와 만회하고 싶었던,

이상민의 열망을

그야말로 냉정한 프로의 현실이 산산조각내버렸다.

 

연세대 우승 시절에 내가 기억하는 상민 오빠의 모습은

독수리5형제 중에 가장 여린 감성의 소유자였던 터였을까.

인터뷰 내내 

KCC를 생각하며 삼성 역시 배려하려던 세세한 모습이

난 왜이리 슬픈걸까...

인터뷰 중간 눈물이 고이고 목이 매여 말을 잇지 못할 때

수많은 그의 팬들도 같이 울었을 것이다.

 

근데,,,

그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2년 연속 승리를 거머쥔 현대캐피탈에 대응하기 위한 대비책으로 내놓은

젊은 삼성화재 플랜~

물론 당연한 플랜이겠고, 그래야만 하다고 생각은 하나...

 

그렇게 되었을 때

우리의 영원한 갈색폭격기 신진식 오라버니 역시

자신의 앞길을 예비해야 할 것 아닌가...

어떻게든 코트에서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멋진 플레이를 선사하고픈 진식오빠의 열망은

다른 팀이라도 좋다는,

프랜차이즈스타를 과감히 버리겠다는,

굳은 의지로 나타났건만...

 

이게 뭔가...

그를 보낼 수 없다는,

아니지 그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구단의 반응은...

오빠를 참으로 힘들게 하고 있다.

지난 주말 월드리그 경기장에 신진식 은퇴를 반대하는 패러디포스터를 접하면서

난 정말이지 맘이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희대의 영웅 둘을 코트 밖으로 내몰고 있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자칫 그 모습이 말도 안되는 논리로

팬들을 전혀 이해시키지 못하고 있다면

진정한 스포츠팬들과 호흡하며 

외국 못지 않은 활성화를 바라고 있는 프로스포츠는

또한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이면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셨으면 좋으련만...

 

예전 농구대잔치 명성을 운운하며

프로농구가 몇 년째 여러 활로를 모색하며 여러 궁여지책을 내놓으며 변화를 주고 있다.

예전 배구슈퍼리그 명성을 역시 되내이며

프로배구 역시 신생팀 창단을 독려하는 등 역시 재도약을 위한 살 길을 찾기에 바쁘다.

하지만 팬이 없는 프로스포츠는 오래 갈 수 없다.

적자가 나는 운동을 계속 모기업이 시킬 리 없으니까...

팬들을 자꾸 이렇게 실망시키지 말았으면... ㅠㅠ

 

 

나는 스포츠 팬으로 현재 이성적으로 이야기보다는

철저하게 감성적으로 논하게 되는 것 같다...

고로 내가 하는 이 모든 얘기는 해결책이라기 보다는 어찌보면 푸념이다.

하지만 선수도 살고, 팬들도 살고, 구단도 사는,

아주 어려운 문제지만 지혜롭게 비켜가는 방법은 참으로 없는 걸까...

 

이상민, 신진식,,,

멋진 두 선수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그대들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며

한국 농구와 배구를 짊어졌던

시대의 영웅이라는 걸 잊지 말아주시길~

 

그대들이 이제껏 흘린 땀방울과

지금 남몰래 감추고 있을 눈물 역시

팬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는 것도

조금이라도 알아주시길~

 

부디 힘을 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