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초간단리뷰

화이트 크리스마스 / 극본:박연선 연출:김용수

Aminas 2011. 6. 16. 21:09

2011 - 4

 

화이트 크리스마스 / 8부작

 

 

 

 

 

여느 드라마들처럼 해피엔딩을 바랬었다.

뭐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8명의 아이들이 그간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 했었는지를 알고 있었기에

지구특공대가 지구를 구하고 마지막에 영웅이 되는 영화에서처럼

여기 아이들도 마지막에 짜잔~ 하고 괴물 김요한을 물리치고

영웅도 되고 한뼘쯤 자란 어른도 되어주길 은근 소망했었다.

아주 FM적인 마인드로다가.

 

허나... 완벽하게 빗나간 이 충격적인 결말...

 

마지막 엔딩을 보고 난 다음에 드는 이 먹먹한 마음은...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이 어려운 심정은...

 

분명 쉽진 않았던, 보통의 드라마들과 같지 않았던,

그런 드라마라서 내가 열광하고 좋아하며 보았음에도

너무나 뻔하게 생각했었던 것이 큰 착오였다.

정말 예상하지 못했었기에 맘이 더 아픈 결말이긴 한데,

돌려 생각해보면 또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생각도 드는 게 신기하다.

그래서 또 씁쓸해지는...

 

드라마에서 처음부터 계속 우리에게 질문하고 있는 한 가지.

괴물은 태어나는 걸까 만들어지는 걸까.

태어난다고 하면 결국의 마지노선에서 폭발하는 거라고 해야 하나.

만들어진다 하면 극한의 과정을 거쳐 생성되는 거라고 해야 하는 건가. 

둘 중 뭐라고 해도 결국 인간은 괴물이 되기 쉽다는 씁쓸한 결론인 건가.

뭐 드라마에서는 김요한이 지극정성(?)으로 만들어주고 떠났고.

 

지금도 소름이 끼치는 김요한의 마지막 한마디.

"내가 이겼어."

적어도 그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받았고

아주 행복한 모습으로 최후를 맞이한다.

 

그리고 남겨진 아이들은 또다른 모습의 김요한으로

어둠에 잡아먹히듯 사라진다...

아... 아프다... 너무 아프다...

 

단비같은 드라마스페셜 연작시리즈가 없었으면

박연선작가님의 완소 작품이 빛도 못 볼 뻔 했단다.

당췌 요즘의 tv는 낯선 것을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안드로메다 세상이다.ㅠ

비록 16부가 8부로 잘려나가는 아픔을 겪어야 했지만

오랜만에 박연선작가님의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난 넘넘 좋았다.

뿐만 아니라 기럭지가 모델급인 주인공들로 눈도 그동안 호강했달까.ㅎ

 

정말 차포 다 떼고 공정하게 따져서 베스트 작품상이라도 받아야 되는데... 어디서 안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