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초간단리뷰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 극본:노희경 연출:김규태

Aminas 2012. 11. 30. 19:28

밀린 숙제마냥^^ 정리해보는

올해 즐거본 드라마들에 관한 보고서랄까.ㅎㅎㅎ

 

 

 

2012 - 1

 

20부작 /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드라마를 볼 때 작가님을 제일 먼저 보는 나는 이번 작품 <빠담빠담> 역시

앞뒤 생각 않고 그저 노희경작가님의 작품이기에 신뢰하며 달리기 시작했다.

 

이건 전적인 내 생각일 뿐이지만, 그녀만큼 가슴을 후벼파는 대사를 쓰는 작가님을 아직 난 보지 못했다.

캐릭터들의 입을 타고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가 어쩜 그리 절절하게 와닿는지...

인간내면을 보다 더 솔직하고 깊이있게 바라보시는 그 구구절절한 대사들의 매력을 쉬이 외면할 수가 없었달까.


종편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시간대가 이르다는 애매함 속에서도

이래저래 챙겨보려 노력했고, 중간에 살짝 위기가 오긴 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정주행을 마쳤고, 다 본 다음에 드는 생각은 역시나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잘 본 것 같다는 것... 또한 맘 한켠이 무척 따뜻해진다는 것...

 

내가 어느 순간부터 멜로만 다룬 드라마를 선호하진 않는 편인데

제목에서 그런 포쓰 물씬 풍기는 이 빠담빠담 역시 중간에 살짝 놓을 뻔도 했었다.

강칠과 지나의 사랑이 여러 장애들을 극복하고 더 진솔하게 꽃피워가는 것이 적잖게 아름답긴 했는데

사실 그보다도 날 끝까지 놓지 못하게 한 건, 하나같이 사랑스러웠던 캐릭터들의 힘이 컸다...ㅎ

 

 

 

 

 

빠담의 히어로는 누가 뭐래도 양강칠 정우성.

내 친구 중 하나는 잘생기고 멋지게 나오지 않아서 별로라고도 했지만,

난 강칠을 너무나도 잘 어울리게 소화해내는 그에게 오히려 좀 많이 놀랐다는.ㅎ

구질구질해 보이는 인생에 기적을 불어넣고 활기를 돋게 한 건 단연 그의 진정성어린 연기 덕분이다.

강칠이 간암투병으로 인해 주변인들을 의도적으로 밀어내고 제 어미와 슬피 우는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

순박하고 여린 강칠의 모습이 그대로 묻어나는 장면에서 나도 함께 울었다...

 

너무나 예뻐서 탈인 여자, 정지나 한지민.

사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도 둘의 케미는 솔직히 올레 정도는 아니다. 그냥 선남선녀 커플정도? (죄송^^;)

그럼에도 역시 노작가님은 여배우들을 재발견케 하시는 데는 확실히 재능이 있으신 게 여실히 들어맞았다는 게 의미있다.

이전에 <꽃보다아름다워> 한고은, <굿바이솔로>의 김민희, <그들이사는세상> 송혜교, 이번 <빠담빠담>에서 한지민까지,

그녀들이 이런 류(?)의 연기를 하는 거에 적잖게 울림이 왔다니까... 음...

 

그리고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사랑스러운 아이, 국수 김범.

판타지를 섞은 드라마라서 이래저래 갸우뚱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국수만큼은 단연 반짝반짝 빛이 났다.

그가 꼭 천사여서가 아니고 자체로 너무나 예쁜 캐릭터였다니까.

강칠의 수호천사이기전에 강칠모의 또다른 아들로써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게 난 그렇게 사랑스러워 보였다.

배우 김범, 더이상 그 옛날 <발칙한여자들>의 귀여운 아이가 아니더라는.ㅎ

종편이라 쉽지 않은 여정이었겠지만 배우로써 의미있는 과정으로 방점을 찍은 듯.

 

그리고 또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살짝 언급해보는 사랑스런 캐릭터들.

 

사랑스런 애엄마 효숙이 김민경.

미스코리아 출신이 무색할 정도로 완벽하게 몸던져 열연하신 또 한 명의 멋진 여배우. 

극 내내 민낯으로 사투리를 맛깔나게 구사하시며

초반엔 강칠과 후반엔 국수와 너무나도 예쁘게 그자리를 지켜주었다.

 

그리고 지나 옛남친 영철 역의 이재우.

KBS공채연기자 출신다운 안정적인 연기로 주변인물을 뛰어넘은 존재감 보여주었다.

브레인 동승만과 동기래.ㅎ

너무 쿨하지 않나 싶긴 한데^^ 나중에 강칠과 우정을 주고받는 장면이 난 그렇게 흐뭇하더라.

 

그리고 강칠의 아들 임정 역의 최태준.

눈매 또렷한 잘~생긴 배우 한 명 또 탄생하셨다.ㅎ

연기전공이시라서 신인치고 꽤 안정된 모습 보여주시며 강칠과 알흠다운 부자연기 선사해줌.

생각보다 많이 어리시던데 앞으로 미래가 매우 촉망되는 배우.

 

마지막으로, 애달픈 강칠모 나문희 여사.

정말 최고!!! 노작가님 작품에 등장하는 엄마들은 왜그렇게들 날 울리시는지.ㅠ

특히 나문희 여사님은 진정 갑~! 그사세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역시나... 말이 필요 없는...

아파하는 강칠을 품에 안고 함께 우는 장면은 이 세상 모든 모성을 대변하고도 남을 명장면.ㅠ

 

 

 

 

 

 억울한 인생을 살아오며 인생에 회의를 느낄 수밖에 없을 한 남자를

기적을 통해 살 이유와 희망을 갖게 하고,

또한 그 주변인물들을 통해 작고 소소해 보이지만

사실은 무척이나 현실적이고 진실된 행복을 찾아보여준 빠담빠담.

 

보는 내내 그래, 인생은 그래서 또한 살만한 거란 생각을 또 했다.

저들이 저렇게 치열하게 아파하는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은 우리의 모습이기도 한 거라서

공감도 됐고 위로도 받았고...

 

여전히 병 때문에 아파하는 강칠이지만 그래서 비극이 예고된 인생이지만

사랑하는 이들과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않는

그래서 더욱 애틋하고 진중한 모습이 가슴을 울린다. 

 

드라마가 줄곧 이야기한 기적이란 테마도 내내 머릿속을 맴돈다.

실상 기적이란 게 내게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거라고...

뭐 다소 이상적으로 들리는 이야기 같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이 부분에 충분히 공감이 가고도 남았단다... 음...

 

 

 

 

 

시간만 많고 여력만 되면 받아적고 싶은 대사들 산더미인데 그건 차마 못하겠고^^;

다만 마지막회에서 강칠의 입을 통해 나왔던

어찌보면 이 드라마의 주제와도 같았던 명대사 살짝 살포하며 마친다.

 

고맙습니다... 노작가님...

또한 이런 멋진 작품을 선물해주셔서...

 

형이 오늘 기적을 봤다. 아니, 기적은 있어.

그리고 넌 누가 뭐래도 천사야.

날개가 없어도.. 하늘에 못 가도.. 넌 나의 천사야..

 

널 만나기 그 이전부터

윤미혜씨,

날 위해 죽기를 각오한 강우형,

나 사람 만들려고 죽기로 싸우던 너,

너무 아름다워 보기도 아까운 내 여자 정지나,

날 위해 울지도 못하는 엄마...

그게 다 기적이 아니면 뭐가 기적이겠어?

 

이제 알았어. 나한테 기적이 아니었던 순간은 단 한 순간도 없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