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에 빠지다

솔리드(Solid) 추억하기, "정재윤 김조한 이준"

Aminas 2008. 6. 27. 18:31

 

솔리드 (Solid) 

 

 

 

 

 

뭐 90년대 당시에도 댄스 음악 위주였다 아이돌 일색이었다는 비판이 많았었지만

가만가만 생각해보면 그때만큼 음악의 다양성이 공존하며

진지하게 또 폭발적으로 사랑받던 시기가 있었을까...

 

90년대만 해도 아직은 아날로그 감성이 지배하던 터라

TV속에 자주 등장하는 끼 많은 가수들의 음악 뿐만 아니라

라디오로 음반으로 소비되는 음악도 절대 무시하지 못했던 시대였단다...

 

많은 대중들이 아이돌에 열광하지만 음악을 꽤 진지하게 들어주기도 하고

스타성에 박수를 보내기도 하지만 음악성을 절대 간과하지 않았던 시대이기도 했고...

 

생각해보면 그때 당시도 지금처럼

그룹형 가수들이 특히 사랑받았던 것 같긴 하다.

지금처럼 트렌드 지향적 기획형 가수들도 많으면서

한편으로 또 20대초반 젊디젊은 천재 뮤지션들이 홍수처럼 등장하여 주었던

참으로 축복받은 시대...  

 

그들이 가진 talent를 패기와 열정으로 곱게곱게 쌓아올려

자신의 음악적 역량의 나래를 맘껏 펼쳤던 시대...

 

 

 

그중 특히 젊은 뮤지션들(지금 보면 어린 뮤지션일세^^)을

주축으로 한 많은 그룹들 중에

순수하고^^ 어린 소녀의 감성으로 내가 가장 열광했던 그룹은,

바로,

 

Solid

 

앞글에서 언급했던 노이즈는

정확히 말해서 작곡가 천성일을 좋아한 것에서 비롯되었다면,

음악, 사람, 할 것없이 그룹 자체에 열광했던 아이돌그룹은 단연 솔.리.드.였다

 그들이 공식 해체를 알리던 날, 울었으니 할 말 다했다는...^^;

 

 오랜만에 그들의 음반을 꺼내어 들으면서

그들의 음악을 찬찬히 되짚고 싶었다.

그들이 참여했던 음악을 되새기고 싶었다.

 

 

 

그럼 이제,

그들의 음반 인증샷과 함께

(당시 어린 처자였던 나는 테잎을 구매하였음ㅎㅎ)

 

고고씽~

 

 

 

 

 

1집 - 1993

 

이젠 나를 / 꿈속의 연인 / 꿈을 잃은 모든이에게 / 자유롭고 싶어 / 파티 피플

크리스마스 이야기 / 기억속에 가려진 너의 모습 / 이제는 / 하루동안의 여행

 

1집이 나왔을 당시에는 솔직히 솔리드를 몰랐다.

라디오를 꽤 열심히 들었던 시절인데도

이 음악은 왜 못 접했었는지 나도 의문이지만...

(인터뷰를 읽고 후에 안 사실이지만 이 음반을 내고 TV에 딱 한 번 나간 게 전부라더라)


 2집 음악들이 폭발적으로 사랑을 받으면서 뒤늦게 1집을 구매하여 들었는데

당시 트랜드와는 분명히 다른 신선함에 감탄 또 감탄했던 기억~

1집은 아마도 당시 바로 그것을 많이 낯설어들 했기 때문에 주목받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들어도 전혀 손색없는, 시대를 앞섰던 음악이 바로 솔리드 음악이 아닐까 한다는 뭐 개인적인 소견...^^

 

당시 나는 이들을 진작 알지 못하였다는 것에 안타까워 했었고,

혹여나 조용히 묻혀버린 1집의 아픔을 극복하지 못하고

미국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우쨌을까 하며

다시 돌아와 2집을 내준 것에 너무 고마워하며 들었던 음반이 바로 1집.

 

 

 

 

 

2집 - 1995

 

꿈 / 슬럼프 / 이 밤의 끝을 잡고 / 어둠이 잊혀지기 전에 / 나만의 친구

넌 누구니 / 아끼지 못했던 사랑 / 왜Why / 잠든 널 포켓속에 / Hip Hop Nation

 

대박이란 건 이런 걸 말하는 걸꺼다.

"이 밤의 끝을 잡고"로 단번에 인기그룹 반열에 오르는 그들...

비교적 한국 가요를 잘 알고 있는 김형석과 함께 프로듀싱하여

솔리드 음악의 낯설음을 대중성에 잘 녹여낸 음반이다.

 

솔리드는 분업이 참 잘 되어있었던,

(작,편곡 정재윤 / 보컬 김조한 / 랩퍼 이준)

또한 때로는 오버랩되는 역할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던 진정 실력있는 그룹이었다. 

난 그 점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 음반을 들어보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할 수 있는데

그들은 분명 한국 R&B그룹의 시초였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들이 하는 힙합이나 펑키, 하우스 음악을 참 좋아했다.

특히 난 그런 음악을 다 만들 줄 아는 정재윤을 진짜진짜 좋아했다.

사실 매력적인 저음의 핸썸가이 이준도 멋있었지만

여전히 국내 최고 보컬리스트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조한도 멋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솔리드 음악의 중심이었던 정재윤을 제일 좋아했다는^^

 

"90년대를 빛낸 명반 50"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린 자랑스런 음반이

바로 2집.

 

 

 

 

 

3집 - 1996

 

넌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 해피엔딩 / 천생연분 / 쓸쓸한 모습 / 이젠 화풀어요

Love 햄릿 / Yes or No / 사고방식 / 사랑을 보여줄수만 있다면 / 널 위해서라면

 

3집은 그들의 정체성과도 같은 R&B곡 "넌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야"를 필두로

지금도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는 "천생연분"이라는 대작이 나온 음반이다.

 

음반 전체를 들어보지 않고는 그 뮤지션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보통 뮤지션마다 특별히 잘하는 대표선수격 장르가 있게 마련,

그래서 어떤 음반은 찬찬히 들어보다 보면

음악적으로든 보컬의 느낌으로든

간혹 어색하게 섞여있는 곡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솔리드는 정말 여러가지를 골고루 잘했던 것 같다.

(이건 완전 편애수준이란 걸 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객관적으로도 주관적으로도 다 좋았는걸ㅎㅎ)

 

그래서 솔리드 음악은 듣는 내내 지루하지가 않다.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졸릴 틈이 없다.

난 그들에게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그 다양성도 참 좋았다.

 

 

 

 

 

4집 - 1997

 

 끝이 아니기를 / 끼리 끼리 / 체념 / 혼자 남은 너를 보며 / 너의 착각 / 어둠이 걷히면

사랑 / 생일 선물 / 날 사랑할때까지 / So in love / If you want my lovin' / Pass me the mic 

 

재작년인가? 공일오비 7집에서 "끝이 아니기를"이 샘플링된 것을 들으며 어찌나 반가웠던지...

멤버 전체가 골고루 곡 작업에 참여하며

뮤지션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던 4집.

 

음악의 중심이었던 정재윤 뿐만 아니라

김조한 이준도 작곡에 상당수 참여했고

우리의 디줴이 랩퍼 이준의 솔로 보컬도 들을 수 있다.

또 당시 감성적인 글귀로 우리네 10대들을 사로잡았던

시인 원태연의 작사 참여도 눈에 띈다.

 

4집을 떠올리면, 내가 늘 반복하는 이야기이지만

96년도부터 10대가 주축이 되는

트렌드형 아이돌 음악으로 대중음악시장이 개편되면서

역시 솔리드의 음악의 위치도 점차 빛바래져갔다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오버랩된다...

 

 

 

 

 

그리고

솔리드가 참여했던 다른 가수들의 음반이 몇 있는데...

 

 

 

 당시는 피처링의 개념이 대중화되기 전인데

솔리드도 주변 뮤지션들의 음반에 꽤 참여했었다.

그중에서 내가 기억하는 특별한 "세 곡"을 덧붙인다

 

 

 

1. 공일오비 5집 1994 - 단발머리

 

 

공일오비 5집의 타이틀곡이자

편곡이 인상적인 리메이크곡 "단발머리"를 듣다보면

곡의 전반, 후반을 멋지게 장식하는 이준의 매력적인 랩이 들린다.

 

"아~ 예~~~ 공일오비 어쩌구저쩌구~ㅋ..."

"... 미스터 디줴이 이준 and 솔리드~ ..."

 

솔리드 1집으로 이미 인연을 맺은 적이 있는

공일오비와 솔리드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명반~ 책에 실린 최근 인터뷰에서 정재윤이 공일오비가 많이 보고싶다 하더라는...

 

 

 

2. 화이트 1집 1994 - 화이트

 

푸른하늘을 이끌던 유영석이

뮤지컬스러운 곡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린

화이트 1집의 타이틀곡 "화이트"를 듣다보면

중간 중간에 정재윤의 아주 리얼한 영어연기? 랩? 나레이션?이 들린다^^

 진한색 부분이 정재윤 파트~ㅎㅎ

 

"Why don't you make your dreams come ture
When you were younger and
you thought all things were possible

Of course when I was younger
I was navie now I'm older
Why do you feel that way whenever you do
make a wish for your dreams to come ture
Please make my dreams come ture
Yes way to go"

 

"Have you ever heard of the story about
the black hearted prince and the wicked Cinderella
No I haven't It is a story I can't even imagine or believe
Why can't you believe it could be ture
Just maybe it is story of you and I

Yes now I see the truth
Yes maybe you do"

 

 

 

3. 김현철 4집 1995 - Who stepped on it? / 그지?

 

 

 멋진 ins.곡이 많았던 김현철 4집.

그중에서 "Who stepped on it?"에서는

솔리드 3명 모두의 랩이 잠깐이지만 아주 멋지게 녹아들어있고 

 

이준 - LOWTONE RAP
정재윤 - DIST RAP
김조한 - SINGING RAP

 

"그지?"라는 곡에서는

이준의 나레이션과 더불어 김조한의 보컬을 들을 수 있다.

김현철과의 인연은 솔리드 3집에 김현철이 또 참여함으로 계속된다...

얼마전에 보니 김현철과 솔리드가 함께했던 라디오방송 녹음테잎이 아직도 살아있어서

들으면서 완전 감격해 했었다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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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해체를 알리던 날을 나는 기억한다.

학교에서 소식을 접한 나는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리만큼 충격이 컸다...

 

미국에서 온 그들이 이젠 미국으로 완전 돌아가 다시 볼 수 없게 될 것 같아서...

함께 서는 무대도 공연도 이제는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라디오로 꽤 친숙하게 접하던 그들의 목소리 역시 이젠 들을 수 없다는 게 너무 속상해서... 

 

 

그리고...

 

 

그들이 데뷔한 지 벌써 15년이 흘렀다...

 

작년에 솔타운이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해외에서 왕성한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정재윤과 이젠 재미사업가가 된 이준을

오랜만에 음악으로 만날 수 있었지만

그건 정연준의 음악이었기에 반가움 그 이상은 아니었던 것 같고,

 

김조한 역시 작년 5집 음반으로

여전히, 다행히,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아는 했었지만,

 

여전히 그들의 조합을 그리워하는 건

셋이 모였을 때 채워졌던 솔리드만의 색깔을 느끼고 싶어서일꺼다.

 

 

 

앞서 이야기한 명반~ 책에서 정재윤 인터뷰를 읽다보면,

음악으로 하나되기 이전부터 알던 사이였던 솔리드 세 멤버는 여전히 친하기에

그들 역시 언젠가는 다시 음악으로 함께할 것을 꿈꾸는 것 같다.

 

그것이 실현된다면 15년 전에 우리에게 느끼게 해주었던 바로 그것처럼

또한 새로운 음악이 될 것이라는 그의 말이 나를 설레게 한다.

 

 

 

 그들을 추억할 일이 앞으로 또 생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